사회초년생, 제발 그 사인 하지 마세요: 절대 가입하면 안 되는 보험

부모님이 아는 설계사분, 혹은 입사 동기의 소개, 심지어 회사에서 열리는 '재테크 세미나'를 빙자한 영업 현장에서 덜컥 사인을 하게 됩니다. 그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.

"이거 나중에 연금처럼 쓸 수 있어. 복리로 이자가 붙어서 은행 적금보다 훨씬 좋아. 아프면 보장도 되고, 안 아프면 저축도 되는 꿀통이야."

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게 아니라, 90%는 틀린 말입니다.


1. 최악의 함정: '저축'인 줄 알고 가입한 [종신보험]

이름은 멋집니다. 'XX 유니버셜 종신보험', 'XX 더드림 종신보험'. 하지만 이 상품의 본질은 '당신이 죽어야 돈이 나오는 사망 보험'입니다.

🔍 왜 가입하면 안 될까? (설계사가 말하지 않는 진실)

설계사들은 '비과세', '복리', '최저보증이율' 같은 달콤한 단어로 포장합니다. 하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.

① '사업비'라는 거대한 구멍

은행 적금은 10만 원을 내면 10만 원 전액에 이자가 붙습니다. 하지만 종신보험은 다릅니다. 여러분이 낸 보험료에서 '사업비(설계사 수당+보험사 운영비)'로 약 20~30%를 먼저 떼어갑니다.

  • 월 10만 원을 내면, 실제로는 7~8만 원만 적립되어 굴러갑니다. 아무리 복리 이자가 좋아도, 뗀 돈을 메꾸는 데만 10년이 걸립니다. (이를 '원금 회복 기간'이라고 합니다.)

② 사회초년생에게 '사망 보장'은 사치다

종신보험은 가장이 갑자기 사망했을 때 남은 가족의 생계를 위한 상품입니다.

  •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 미혼인 당신이 사망했을 때, 경제적으로 곤란해질 부양가족이 있나요?

  • 대부분 없습니다. 그런데도 굳이 비싼 사망 보험료를 내며(종신보험은 보험료가 가장 비쌉니다) 저축 흉내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.

③ 해지하는 순간 '반토막' 난다

결혼 자금이나 독립 자금이 필요해서 3~5년 뒤에 해지하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?

  •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, 가입 후 2년 이내 해지 시 환급금은 납입 원금의 0~50% 수준에 불과합니다. 1,000만 원 넣었는데 500만 원도 못 건질 수 있습니다.

구분 저축성 보험 (연금, 저축) 종신보험 (사망 보장)
주목적 목돈 마련, 노후 대비 사망 시 유가족 보장
사업비 약 5~10% 수준 약 20~30% (매우 높음)
원금 도달 비교적 빠름 (5~7년) 매우 느림 (10년 이상 소요)
사회초년생 적합도 △ (목적에 따라 다름) X (절대 비추천)

⛔ 경고: 만약 설계사가 상품 설명서의 '해지환급금 예시표'를 보여주지 않고, "무조건 이득이다"라고만 한다면 100% 불완전 판매입니다.


2. 아파도 돈 받기 힘든 [CI 보험]

설계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. "암이나 뇌졸중 같은 큰 병(Critical Illness)에 걸리면 사망 보험금을 미리 당겨서 치료비로 줍니다. 얼마나 좋아요?"

얼핏 들으면 합리적입니다. 큰 병 걸려서 당장 돈이 필요한데 죽고 나서 받는 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?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습니다.

🔍 왜 가입하면 안 될까? (약관의 함정)

① '중대한'의 정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

여러분이 생각하는 '중대한 질병'과 보험사가 약관에 적어놓은 '중대한(Critical)'의 정의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.

  • 뇌졸중 예시: 단순히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고 돈을 주지 않습니다. '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'이 남아서 혼자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어야 지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
  • 초기 뇌졸중이나 협심증처럼 비교적 가벼운 단계에서는 보험금을 한 푼도 못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. '아픈 것도 서러운데 보험금 때문에 소송한다'라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.

② 가성비 최악 (비싼 보험료)

CI 보험은 일반 건강보험보다 보험료가 30~40% 정도 더 비쌉니다. 사망 보장 기능에 '선지급' 기능을 넣었기 때문입니다. 사회초년생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입니다.

💡 대안은?

'중대한'이라는 단어가 빠진 [일반 종합보험]이나 [GI(General Illness) 보험]을 선택하세요. 뇌출혈/뇌졸중보다 범위가 넓은 '뇌혈관질환 진단비', 급성심근경색보다 넓은 '허혈성심장질환 진단비' 특약을 고르는 게 보험 가입의 정석입니다.


3. 내 돈으로 주식 투자? [변액 보험]

"요즘 금리도 오락가락하는데,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서 수익률을 높여야죠." 라는 말로 접근합니다.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주식/채권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.

🔍 왜 가입하면 안 될까? (수익률의 진실)

① 사업비 떼고 투자합니다

여러분이 100만 원을 내면, 그 돈이 다 투자되는 게 아닙니다. 사업비(약 10~15%)를 떼고 나머지 돈으로 투자를 시작합니다.

  • 마이너스 10~15% 수익률을 깔고 시작하는 투자 상품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? 차라리 그 돈으로 직접 ETF를 사거나 예금에 넣는 게 낫습니다.

② 관리가 안 됩니다

변액 보험은 가입자가 시장 상황에 맞춰 펀드를 변경해 줘야 수익이 납니다. 하지만 재테크 초보인 사회초년생이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며 펀드 변경을 할 수 있을까요? 대부분 가입 시 설정된 채로 방치되다 수익률이 곤두박질칩니다.


4. 그럼 사회초년생은 뭐 가입해요? (필수 3대장)

비싼 보험 다 쳐내고, 딱 이것만 챙기세요. 월급의 5~8% 이내(월 250만 원 수령 시 12~15만 원 선)로 맞추는 것이 황금 비율입니다.

✅ 1순위: 실손의료비보험 (실비)

  • 이유: 아프거나 다쳐서 병원 갔을 때 쓴 돈을 돌려받는, 가장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.

  • 다른 보험에 끼워 팔기로 가입하지 말고, [단독 실손]으로 가입하세요. 월 1만 원대면 충분합니다. (2026년 기준 4세대 실손 유지 중이라면 전환 고려 불필요)

✅ 2순위: 어린이보험 (a.k.a 어른이보험)

  • 이유: 만 30세~35세까지 가입 가능한 '종합 건강보험'입니다. 성인 보험보다 보장 범위는 넓고 보험료는 저렴합니다.

  • 필수 특약 구성:

    1. 암 진단비: (일반암 위주로)

    2. 뇌혈관질환 진단비: (뇌출혈X, 뇌졸중X -> 뇌혈관O)

    3. 허혈성심장질환 진단비: (급성심근경색X -> 허혈성O)

    4. 일상생활배상책임: (남의 물건 망가뜨렸을 때 보상, 가성비 최고)

✅ 3순위: 운전자 보험 (운전하는 경우만)

  • 이유: 자동차 보험은 남을 위한 것(민사), 운전자 보험은 나를 위한 것(형사 합의금, 벌금, 변호사비)입니다.

  • 비싸게 들 필요 없습니다. 민식이법 등 법 개정에 맞춘 필수 특약만 넣어서 월 1만 원 초반대로 '다이렉트' 가입하세요.


📝 글을 마치며: 보험은 '비용'입니다.

사회초년생 여러분, 보험은 '저축'이나 '재테크'가 아닙니다. 미래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지불하는 '소멸성 비용'이라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고, 지갑도 지킬 수 있습니다.

지금 당장 내보험다보여 (한국신용정보원) 앱을 켜보세요. 혹시 상품명에 '종신', 'CI', '변액'이 들어가 있나요?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리모델링을 고민해야 할 골든타임입니다.